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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게 되는 일이 프리랜서의 일이라지만, 겨울은 유독 프리랜서에게 견디기 힘든 계절. 드문드문 오던 일 의뢰도 끊기고 시간이 멈춘 것만 같을 때, 12월의 귤이 ‘나’를 부른다. 늦어도 새벽 5시에는 이불을 차고 일어나 귤 따러 가는 행렬에 동참해야 하니, 새벽 추위에 굳은 몸이 말을 듣지 않아도 ‘나’는 따듯한 방을 뒤로 하고 나선다. 엄마, 조카, 삼촌, 숙모 할 것 없이 온 가족이 모여 후루룩 국수 먹고 채비하면 노란 귤로 까마득한 귤 밭이 펼쳐진다.
제주의 이야기를 쓰고 그리는 작가, 김성라의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. 전작『고사리 가방』에서 향긋한 고사리와 제철나물, 봄의 숲을 가득 담아냈던 작가는 『귤 사람』으로 차갑고 상큼 달콤한 12월의 귤을 건넨다. 두툼한 외투에 몸도 마음도 굼떠지는 겨울, 추운 겨울에 한 알 한 알 까먹으면 좋을 이야기이다.